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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게임의 추억 (트랙백 바랍니다!)
글곰님 블로그에서 트렉백. 추억이란 돌아보면 한심하고 아름답고 보기 싫고 보고 싶고 잊고 싶고 기억하고 싶은 것이죠. 그래서 아직도 수많은 문화컨텐츠 업체들이 추억장사로 돈 벌려고 그러고 또 많은 사람들이 돈 써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마침 추억이 방울방울 피어오를 듯한 패키지 게임관련 글을 본지라 패키지 게임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음… 실은 전 정품을 꽤 사는 편이라 전부 다 쓰려면 너무 피곤할 거 같아서 좀 '어린 시절'에 샀던 게임들을 중심으로 소개해볼까 합니다. 아, 눈물나는 글이 될 거 같아요;; 아, 너무 유명한 게임들은 어차피 다들 잘 아실 거 같아서 개인적으로 좋아했고 조금은 마이너했던 게임들을 위주로 다뤄볼까 합니다. ▼01. 젤리아드(Zeliard)(1987, 게임 아츠) 제작은 87년, 제가 샀던 건 미국에서 1990년에 발매됐던 PC판을 국내 중소게임샵에서 역수입해왔던 것이었습니다. 동서게임체널의 일명 '양말곽'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의 게임이었죠. 제가 처음으로 혼자 돈을 내고 샀던 게임입니다(그 전에는 전부 부모님과 같이 가서 샀었더랬죠). 덤으로 말하자면 가장 처음 샀던 게임은 XT용 고스트 바스터즈 2인 것 같습니다… PC로는요. 이렇게 산 젤리아드는 제 유년기(대충 4학년 쯤이었나;;)를 가장 화려하게 장식해준 게임이 되었습니다. 하여간 정말 죽어라 했었죠. 특히 전 아직까지도 스테이지 8을 깨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 그러면서도 길 한 번 찾아보겠다고 들어가고 들어가고를 반복해서 모든 장비를 풀로 갖추고도 돈이 게임 내에서 표시되는 단위 밖으로 나갈 때까지 벌었던 추억 아닌 추억이 있습니다. 미국쪽 완전 공략 사이트를 찾았으니 조만간 시간내서 꼭 한 번 깰 생각입니다. 젤리아드의 재미는… 으음, 뭐랄까 저의 경우네는 모든 스테이지마다 한 가지 씩의 새로은 '트릭의 해결법'을 알아내는 재미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까지는 생각도 못 했던 방법으로 진행하면 갑자기 길이 열리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전 특히 스테이지 7의 아래로 뚤린 벽을 그냥 지나쳐 통과하면 된다는 걸 알았을 땐 저도 모르게 소리를 다 질렀었습니다. 음. ▼02. 삼국연의(三國演義)(1991, 지관유) 너무 오래된 게임이고 자료를 조사할 길도 없고 제 자신도 이미 패키지를 분실해버린지 오래인 관계로 이 게임에 대한 정보는 저도 이제 거의 없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거라곤 지관유 유통의 CGA, EGA 기반의 삼국지 관련 게임이었고 중국에선 의외로 시리즈가 꽤 이어졌던 모양이고 코에이의 삼국지 2와 거의 대동소이한 시스템이었다는 점 정도입니다. 사실 객관적으로 따져도 삼국지 2가 훨씬 낫죠. 하지만 철업고 돈없는 국딩 소년의 손에 쥐어졌던 게임은 삼국지 2가 아니라 삼국연의였습니다. 심팜과 삼국연의 2, 어둠의 씨앗 사이에서 고민하던 소년은 결국 CGA의 한계에 굴복하고 CGA가 지원되던 삼국연의를 집어야 했죠. 하지만 누가 뭐라건 전 재밌게 했습니다. 특히 이 삼국연의란 게임은 모든 장수의 출현시점과 사망시점, 인공지능의 매 상황에 따른 판단이 무조건 매번 동일하다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게임을 하면 할수록 명백히 잘하게 된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저도 나중에는 왕랑이건 공손찬이건 맹획이건 누구로라도 통일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까지 했었죠. 사실 이 게임은 당시 300번은 더 읽었던 소설 삼국지의 영향이 가장 컸었다고 생각합니다. ▼03. 탄생(誕生, Debut)(1993, NEC 에비뉴) 이 쪽은 처음으로 용산에 혼자 가서 샀던 게임. 이 뒤로도 쭉쭉 이어질 제 홀로 용산행 인생의 시발점과도 같은 게임이었습니다. 그러고보면 그 당시의 용산에는 참 게임 매장 많았었네요. 그 때는 전자랜드에 주로 다녔는데(선인상가 쪽은 분위기도 그랬고, 실제로 깡패도 엄청나게 많았죠) 전자랜드 3층은 구, 신관 전부 다 PC게임 상가가 점령하고 있었죠. 아, 그런 시절도 있었지. 여하튼 그렇게해서 맨 처음 샀던 탄생… 지금 해봐도 의외로 난이도가 좀 있다고 느껴지는 게임이었습니다. 이것도 그렇고 후속타 쯤 되는 '졸업'(사실 일본 발매는 졸업이 먼저지만)도 그랬고 묘하게 스케쥴 관리가 빠박해서 마음에 안 들게 게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프린세스 메이커는 딸내미 1명이나 잘 키웠는데 이건 아무래도 3명이라서 그런가, 뭔가 버벅였었죠. 그래도 참 열심히도 했었습니다. 아니, 그 시절엔 모든 게임을 다 열심히 했었던 거 같아요. 어린 시절이니 세이브 파일을 따로 추출해서 엔딩별로 보관하거나 할 생각도 못하고 디립다 게임만 했었죠. 후우. 그래도 막판엔 익숙해져서 전원 톱스타 쯤은 우습지도 않았습니다. ▼04. 원 모스트 폴 2097(One Must Fall 2097)(1994, 에픽 메가 게임) 국내에는 제 기억이 맞다면 96년 무렵에 쌍용인가 SKC에서 유통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전에는 데모만 실컷 했었죠. 여하튼 원 모스트 폴 2097, 속칭 OMF는 그 당시 스트리트 파이터, 아랑전설 등으로 한참 격투게임에 대해 불타오르던 시절에 PC용으로 나왔던 굉장히 쓸만했던 대전격투 게임이었습니다. 그 시대에 무려 챔피언쉽을 통해 캐릭터를 육성하는 모드도 있었고 일부 캐릭터는 이벤트 조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숨겨진 기술도 있었고(특히 재규어는 대박;;) 공중콤보 개념도 확실했죠. 덕분에 좀 콤보가 화려하게 들어간다 시작하면 그 당시의 게임으로써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우주콤보가 가능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탈 컴벳의 페이탈리티 시스템을 그대로 배낀 듯 했던 최종공격 시스템은 특히 최고였죠. 그래서 최종공격 커맨드 어려웠던 캐릭터들은 사람들에게 외면받았더라는 얘기가… 참고로 전 어렵다는 친구들 얘기 잘근잘근 씹어주면서 가고일만 죽어라 썼었습니다. 우히히. 여담이지만 제작사인 에픽 메가 게임은 현재 언리얼 시리즈를 만든 에픽 게임즈의 전신쯤 되는 회사. ▼05. 요절복통 기계(The Incredible Machine)(1993, 다이나믹스) 마침 스샷이 있더라. 보면 바로 기억날 것 같네요. ![]() 이런 게임이었죠. 각종 기믹들을 배치해서 기계를 작동시켜 지정된 목표를 달성한다라는 옛날 코믹영화에서 머리 좋은 주인공들이 아침 알람을 울리기 위해 자주 쓰는 듯한 기계장치. 그걸 구현했던 게 요절복통 기계였습니다. 이 게임의 진짜 재미는 역시 '상상의 역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상상했던 것과 완전 다른 퍼즐 해결법일 때가 많았죠. 그만큼 잔머리를 끝없이 굴리지 않으면 결코 엔딩까지 갈 수 없는 구조랄까… 뭐, 그래도 미묘한 위치 수정 등으로 어찌어찌 우격다짐으로 깨는 스테이지가 더 많았지만. 그러고보니 이 게임도 엔딩까진 못 봤네요. ▼06. 인터럽트(Interrupt)(1995즈음~, 패밀리소프트) 한 때는 국내 PC 게임업계를 주도했던 제작사 패밀리소프트의 게임 중에서도 특히 제가 처음으로 샀던 게임이 바로 이 인터럽트였습니다. 패밀리 소프트에 대해서는 정확한 자료도 없는 상황이라 정확히 어떤 게임이 최초였는 지는 저도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여하튼 제가 산 건 저게 처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가장 재미있게 한 패밀리소프트 게임이 저거였단 얘긴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했던 패밀리 소프트의 게임은 '올망졸망 파라다이스'였던 거 같네요. 여하튼 다른 패밀리 소프트의 게임들과는 다르게 중무장한 묵직한 메카닉이 펼치는 액션은 중딩 가슴을 뒤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아니 사실 그것보다는 패키지에 대문만하게 박혀있던 붉은 색 한글 '인터럽트'가 더 인상적이었더 같기도 하지만. 그 무렵엔 그러고보니 패밀리 소프트 같은 중소 게임회사가 엄청 많았었네요. 하긴 지금도 게임 회사는 많지만. 온라인을 제외한 국산 게임을 찾아보기가 힘든 요즘 세상인지라 그런 열정적으로 게임 내던 회사들이 점점 더 그리워집니다. ▼07. 릴렌트리스(Relentless)(1994, 에드라인 소프트웨어)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참 어드벤쳐 게임도 많았었죠. 특히 루카스 아츠 계열의 그 무렵 그래픽 어드벤쳐들은 줄줄이 명작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대단했죠. 원숭이 섬의 비밀, 샘 & 맥스, 매니악 맨션, 더 디그. 그 외에도 킹스퀘스트, 래리, 말콤의 복수(… 부제만 기억 나네요. 본 게임 이름이 뭐였더라;;) 등등. 이러니까 요즘 같은 어드벤쳐 기근기에 사람들이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도 이해가 가죠. 그런 의미에서 저 릴렌트리스라는 게임도 저에겐 어드벤처 게임의 금자탑 중 하나입니다. 그때까지 패미컴 등에도 액션 어드벤처라 주장하는 게임은 많이 있었지만 대부분 '액션'이 위주였지 어드벤쳐는 덤과도 같았죠. 하지만 릴렌트리스만큼은 확실한 어드벤처 게임으로써의 완성도 위에 액션이라는 부가요소가 붙어서 놀라운 현장감을 가진 어드벤쳐 게임이 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시절에는 보기도 힘들었던 3D. 개인적으론 2가 워낙 실망이었던지라 안 좋은 추억으로 남긴 했지만 그래도 명작은 명작이었습니다. ▼08. 용기전승(竜機伝承)(1995, KSS) 저 연도가 맞는건지 모르겠네요. 여하튼 여전히 DOS 시대의 유물을 해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100% 한글화, 100% 한글 더빙을 자랑할… 것도 없었던 시뮬레이션 RPG 게임인 용기전승입니다. 지금이야 한글화! 풀음성!이 자랑과도 같은 시대지만 그 당시에는 어지간히 허접한 게임 아닌 다음에야 기본적으로 다 한글화되는 시대였었죠. 여하튼 그 당시의 용기전승 1은 당시 최고의 성우진으로 더빙됐었죠. 아, 성우는 윈도우용 PLUS부터였다. 뭐, 어차피 둘 다 쌌었으니까 됐어요. 여하튼 그 당시의 대세였던 거칠고 투박했던 도트의 그녀들에 비해 같은 도트였지만 상당히 미형을 자랑했던 캐릭터들. 너무 어렵지도 너무 쉽지도 않은 대충 할만한 난이도. 개인적으로 진짜 좀 감동했던 스토리 등. 정석대로 정말 잘 만든 SRPG였죠. 솔직히 엄청 독창적인 시스템이나 그런 건 없었지만 뭐, 세상에 꼭 그런 게임만 마음에 남는 건 아니더군요. 여담이지만 용기전승 시리즈를 전부 다 보면 정말로 '전작만한 후속작 없다'란 속담을 떠올리게 됩니다. 진짜로요. ▼09. 화이트 다이아몬드(White Diamond) 앗, 제작사랑 제작연도를 까먹었네요. 조사해볼려고 그랬는데 찾기도 귀찮고… 어차피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니 패스합시다;; 여하튼 그 당시로써는 드물게 리얼타임 방식의 액션 RPG였던 화이트 다이아몬드입니다. 시간 맞춰 이벤트 보러 못 가면 아무 이벤트도 진행되지 않는 화끈한 시스템이 인상적이었죠. 생각해보면 그냥 보기 무서운 캐릭터들이었다는 게 기억에 남네요. 그래도 이런 게임 스타일은 의외로 많이 시도됐었더랍니다. 생각해보면 포가튼 사가도 리얼타임제한 RPG였죠, 주센사요도 그랬고. 시도는 많이 되지만 의외로 건지는 수확은 적은 RPG 계열 중 하나. 솔직히 딱히 재밌는 게임은 아닌데 패키지 게임의 추억으로 꼽은 이유는… 지금 집이 아니라 패키지를 확인할 수 없어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 게임의 유통사가 '미도파 게임 시스템'인가 했었기 떄문입니다. 우와와, 너무해. ▼10. 의천도룡기 외전(金龍群俠傳 外傳) 아악, 이것도 까먹었다. 대충 95~96년쯤 되는 거 같은데. 국내 유통사는 지관유. 그 무렵의 대만 게임들은 흔히 '짝퉁, 쓰레기, 허접'이라는 평가를 받기 일쑤였는데 그런 와중에서도 많은 사람들한테 인정받으며 '명작'이라고 부르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였죠. 하긴 그 무렵 한국 무협지 업계의 최고 빅카드였던 중국의 김용선생님의 원작소설 바탕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지만. 여하튼 월녀검을 제외한 김용 선생님의 14개 작품을 배경으로 한 게임성이 일품이었죠. 정파, 사파, 음양합일의 내공시스템이라던지 한정된 전투 숫자 내에서 어떻게 캐릭터를 키울지 고심해야 되는 시스템이라던지 여러가지 면에서 불타오르게 만드는 물건이었죠. 정말이지 야구권 9성 찍느라 했던 고생을 생각하면… 특히 사파루트로 진행해서 최종 전투 때 등장하는 곽정과 주백통의 압박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이 게임의 재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름이 이소룡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담이지만 전 대만 게임 꽤 인정했었더랍니다. 중화프로야구도 괜찮았었고, 천사의 제국, 용의 기사, 삼국지 무장쟁패 등등… 생각해보니 그 무렵 대만, 좋았군요 후우, 아~ 옛날 얘기구나, 옛날 얘기. 아무래도 조만간 2편을 써야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엔 도스 게임 특집이었으니 다음에는 윈도우 게임 특집으로라도. 아니, 사실 도스 게임도 쓰고 싶은 게임이 바글바글하네요. 아하하. 아예 도스 국산, 도스 동양, 도스 서양, 윈도우 동양, 윈도우 서양 쯤으로 가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여하튼 추억에 젖어 마구 타자를 쳐댔던 니킨스였습니다. 그럼 이만… From nik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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