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긴 글을 쓰고 싶은데 생각나는 수단이 없어서 오랜만에 이글루에 로그인 해봤다.

솔직히 난 이 장면에서 어떻게 안 죽이고 넘어갈 순 없을까 패드 놓고 한참 고민했던 성격이라서 그런 거 같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이하 라오어2)라는 불쏘시개를 플레이 했는데 뭔가 세상 사람들과 내 감성이 너무 달라서 괴리감을 느껴서 어딘가에 정리해두고 싶어서 적어두고 싶었다.
어차피 이제 알 사람은 다 알 내용일테니 굳이 피하지 않고 스포 포함해서 글 쓸까 한다.
1. PC요소는 쓸데 없었다
솔직히 PC요소는 쓸데 없었다.
솔직히 난 초반엔 엘리가 레즈비언이 됐다고 했는 때 '걔 1에서 당했던 꼴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했었다. 그야, 이 자식이 있었잖어.

하지만 그 정도가 개연성이 있는 요소였다.
굳이 말하자면 엘리의 상대가 유색인종이라는 것 정도는 그냥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다 싶은 정도였다.
그런데 이 이상의 요소가 과다했다.
왜 굳이 종교가 유대교일 필요가 있을까.
왜 굳이 유대교의 신전을 게임 내에 기나길 게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
왜 자신의 성적정체성을 밝히는 사람의 얘기를 문서로 볼 필요가 있을까
왜 굳이 남녀성역할을 강요하는 적대세력이 있는 걸까
공급 과다란 거다. 너무 많은 요소를 밀어 넣었기 때문에 개연성이 없는 불필요한 요소가 나왔고 그에 사람들을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나도 그 사람들에 포함되어 있다.
PC요소가 정말 좋은 것이라고 해도 그걸 가득 올려서 게임이 성립되지 않는 레벨인 거다.
우동에 튀김을 올려도 좋지만 우동국물을 다 빨아들일 정도로 튀김을 올리면 우동으로 성립하지 않는, 뭐 그런 거다.
2. 스토리의 개연성?
인간성의 회복이라는 것이 라오어2의 테마라는 나는 기본적으론 스토리에 무리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몇몇 장면에서 '굳이 그럴 건 없잖아'란 장면 정도는 존재한다.
굳이 엘리와 디나가 대마방에서 ㄹㅈ야스를 할 필요는 없었고 오웬과 애비가 불륜ㅅㅅ를 할 필요는 없었다.
아마 스토리 작가는 위의 저런 장면들, 혹은 과도하게 생생하고 잔인한 장면들을 여과없이 넣음으로써 '이게 현실이다, 그지 꺵깽이들아'라고 말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이런 장면들이 불쾌했다, 라고 말한다면 그건 충분히 이해되는 비판인 거 같다.
하지만 큰 줄기, 복수와 상실, 용서라는 테마에 대해선 비교적 잘 전개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복수에 집착하는 순간 결정적인 파국을 피할 수 없었고 운명은 결국 누군가의 희생과 용서로 끊어낼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이 이 상황에서의 인간으로써의 정체성의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물론 위의 요소들이 방해되서 메인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면, 뭐, 그럴 수도 있다.
받아들이는 건 사람 나름 이니까
3. 캐릭터에 대한 존중이 없다
그 놈의 골프 논란 때문에 이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사실 이게 가장 하고 싶었던 얘기일지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1의 엔딩 시점에서 `조엘이 언제 비명횡사해도 슬퍼 할 수 없는 팔자겠다`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물론 1차적인 뭔인은 마를린과 의사에게 있다. 왜 수술을 서두른 것이며 왜 엘리 본인에게 의사를 묻지 않은 것이며 왜 조엘에게 먼저 확인을 받지 않을 것인지 지금도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그 무렵 엘리는 자기의 면역체질이 뭔가의 의미가 있을거라 믿고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설득했으면 순순히 수술에 응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엘도 엘리의 설득이라면 넘어갔을 거 같고.
하지만 조엘의 인간성은 그 순간에 대폭발 해버렸고 라오어 1의 엔딩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끝나게 됐다고 생각한다.
응, 라오어 1의 엔딩은 더 이상 없을 정도의 엄청난 파국이다.
직접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잃었고
우회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가족을 뻇었고
간접적으론 수많은 인간들의 미래도 부셨다.
그렇기 때문에 난 조엘이 결코 용서받지 못한 채 죄의식 속에 살아가리라 생각했던 쪽이었고 조엘의 죄의식은 라오어2의 곳곳에서도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엘은 본인은 자신의 한 일을 부인하진 않고 있다. '그럼에도 똑같은 상황에 오면 같은 선택을 할 거라고'말이다.
그렇기에 난 라오어2의 오프닝 쯤에서 조엘이 길거리에서 지나가던 사람에게 깔빵 맞고 죽었어도 납득했을 거 같다.

살면서 업보, 죄를 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살아가는 건 그런 상황인 것을 의미하는 거고 그 와중에 어떻게 인간으로써의 가치를 지켜나갈 것인가가 내가 생각하는 라오어의 큰 주제의식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렇기에 결국 나는 조엘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방식은 복수를 위한 트리거로 써버린 탓에 것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가게 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4. 결론
몇 번이고 썼지만 난 이 게임이 결코 스토리적으로 말끔한 스토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도한 PC요소와 불필요한 전개를 붙여 스토리가 중구난방이고 회상을 남발하는 스토리 전개는 작가의 역량부족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거지같은 취급을 받을 물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1편이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 사람들에겐 견딜 수 없는 내용이겠지만
솔직히 난 라오어1의 엔딩에선 조엘이 죽음을 향해 가겠구나 생각했고
라오어2의 중반부엔 복수가 삶의 목적이 된 순간에 엘리도 죽음을 향해 가겠구나 생각했었다.
그 운명을 거대한 상실과 함께 비껴간 것만으로도 남는 장사라는 게 개인적인 내 의견이다.
물론 나한테 이 게임에 점수를 메기라고 한다면 65점 정도일 거 같지만 말이다.
태그 : 라스트오브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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